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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의 제작과정

 


 그렇다면 한지는 어떠한 제작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것일까요? 한지를 다른 말로 백지(百紙)라고 하는데요, 바로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말리고, 벗기고, 삶고, 두들기고, 고르게 섞고, 뜨고….” 아흔아홉 번 손질을 거친 후, 맨 마지막 사람이 백 번째로 만진다하여 만들어진 용어랍니다. 우리 고유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한지. 그 과정을 다함께 살펴봅시다.


 한지의 주 원료가 되는 것은 바로 닥나무입니다. 11월에서 다음 해 2월 사이에 1년생 햇닥을 베어서 사용합니다. 이 시기에 닥나무는 닥 섬유질이 잘 생기고 수분도 적당히 함유되어 있고 여리고 부드러워 종이뜨기에 가장 알맞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섬유를 단단하게 만드는 접착제와 같은 성분을 가진 ‘리그닌(Lignin)’이 가장 적게 들어있습니다. 이 ‘리그닌(Lignin)’이 많은 나무는 섬유가 빳빳해서 종이를 만들면 거친 종이가 되고 빛에 약해서 쉽게 색이 변하게 되는데요, 한지는 ‘리그닌(Lignin)’이 적은 나무로 만들기 때문에 종이의 질이 부드럽고 세월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닥나무의 껍질이 잘 벗겨지도록 뜨거운 증기로 나무를 찌는 과정을 닥무지라고 부릅니다. 커다란 솥에 물을 붓고 닥나무를 쌓은 다음 그 아래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물이 끓어 올라온 수증기로 닥이 쩌집니다. 닥나무의 품종이나 찌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닥 껍질이 쉽게 벗겨질 만큼 충분히 찌는 데는 보통 8~10시간 정도의 긴 시간이 걸립니다.



 

 삶은 닥나무의 껍질을 벗기는 과정입니다. 껍질이 붙어 있는 채로 햇볕에 말린 검정색의 ‘흑피’를 냇물에 불려 껍질을 벗긴 것이 푸른색을 띠는 ‘청피’이고, ‘청피’ 껍질을 벗기면 종이의 원료가 되는 하얀 ‘백피’, 즉 ‘백닥’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흑피와 청피를 제거한 백피를 맑은 물에서 하루 정도 잘 불린 후 잿물에 넣어 4~5시간 푹 삶습니다. 잿물은 메밀대, 콩대, 짚을 태운 재를 우려낸 물을 말합니다. 이 잿물에 백피를 넣고 삶은 뒤 건져내어 흐르는 물에 다시 한번 잘 씻어주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펼쳐서 말립니다. 잿물을 내릴 때는 밑에 구멍을 낸 항아리 안에 나무와 망을 걸쳐놓고 재를 넣은 뒤 40~50도의 따뜻한 물을 부어 잿물을 내리는데 이때 구멍 앞에 망을 쳐서 불순물을 걸러 내어 씁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성질이 한지를 더욱 튼튼하고 오래 보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바로 염기성을 띄는 백피가 중성이 되고 더욱 하얗게 되는 것입니다. 햇볕에 말리는 작업을 “바래기”라고 부르는데 햇빛의 자외선이 ‘백피’의 남은 색소를 파괴하기 때문에 더욱 하얗게 만드는 표백효과가 있습니다.

 잘 삶아진 닥을 7~8시간 정도 솥에서 뜸을 들인 후 흐르는 맑은 물에 3~4일 정도 담가두고 잘 추스려줍니다. 이 과정에서 닥에 남아있는 섬유질 이외에 당분, 회분, 기름기 등을 다시 한 번 없애줍니다. 특히 물속에 담그고 햇볕을 쐬우는 경우는 흐르는 물속에 백피를 펼쳐놓고 원료 전체에 햇볕이 골고루 내려 쬐도록 자주 고르게 섞어 뒤집어 주면 백피가 더욱 하얗게 됩니다. 이 과정은 물속에서 햇빛의 작용으로 날씨에 영향을 받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섬유가 손상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씻기와 햇볕 쐬우기는 주로 물의 온도가 낮은 겨울에 이루어집니다.
 그 다음에는 원료를 두드리기 전에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표피에 남아 있는 불순물과 같은 티를 일일이 골라 제거합니다. 표백 약품을 이용하여 티를 제거할 수 있으나 표백약품 사용이 섬유에 손상을 입히므로 전통한지 제조 시에는 반드시 손수 티를 제거하는 작업을 거쳐야합니다.




 잡티와 잿물기가 완전히 제거된 ‘백피’를 돌 위에 올려놓고  2~3시간 두드려 섬유가 풀어지도록 하는데 이를 “고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로 한지와 서양지의 차이가 있습니다. 서양지에는 아마(亞麻)섬유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2~3일 밤낮으로 두드리지 않으면 섬유가 풀어지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섬유가 많이 손상되고 섬유사이의 접착력도 닥종이에 비해 떨어지게 됩니다. 닥섬유는 물에 젖으면 유연성이 커지고 섬유 혹은 종이끼리의 접착력이 우수해 다른 종류의 종이와도 잘 접착합니다. 한편 좀 더 질이 좋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리 하는 과정에서 섬유를 조금씩 물에 풀어 여러 번 잘 흔들어 다시 한 번 더 티를 제거합니다. 티 제거 시 섬유의 표백도 같이 해주는데 원료를 흐르는 물에 치어망을 놓고 계속해서 풀어 나가면 섬유 속에 남아 있는 잿물성분과 리그닌이 서서히 제거되어 닥의 색이 더욱더 하얗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2~3회 반복합니다.
 
 고해가 끝나면 물과 황촉규 뿌리로 만든 ‘닥풀’을 넣어 잘 섞어줍니다. 이 과정을 “해리”라고 하는데, 닥풀은 물의 점도를 높여 섬유끼리 잘 뭉쳐주도록 할 뿐 아니라 섬유질을 중성화합니다. 한지가 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산화되지 않고 본래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닥풀의 영향이 큽니다.

 잡티와 잿물기가 완전히 제거된 ‘백피’를 돌 위에 올려놓고  2~3시간 두드려 섬유가 풀어지도록 하는데 이를 “고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지와 서양지의 차이가 있습니다. 서양지에는 아마(亞麻)섬유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2~3일 밤낮으로 두드리지 않으면 섬유가 풀어지지 않습니다. 이 공정에서 섬유가 많이 손상되고 섬유사이의 접착력도 닥종이에 비해 떨어지게 됩니다. 닥섬유는 물에 젖으면 유연성이 커지고 섬유 혹은 종이끼리의 접착력이 우수해 다른 종류의 종이와도 잘 접착합니다. 한편 좀 더 고급한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리 하는 과정에서 섬유를 조금씩 물에 풀어 여러 번 잘 흔들어 다시 한 번 더 티를 제거합니다.티 제거시 섬유의 표백도 같이 해주는데 원료를 흐르는 물에 치어망을 놓고 계속해서 풀어 나가면 섬유 속에 남아 있는 잿물성분과 리그닌이 서서히 제거되어 발색이 더욱더 희게 된다. 이런 과정을 2~3회 반복합니다.

고해가 끝나면 물과 황촉규 뿌리로 만든 ‘닥풀’을 넣어 잘 섞어줍니다. 이 과정을 “해리”라고 하는데, 닥풀은 물의 점도를 높여 섬유끼리 잘 뭉쳐주도록 할 뿐 아니라 섬유질을 중성화합니다.  한지가 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산화되지 않고 본래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닥풀의 영향이 큽니다.



닥섬유와 닥풀을 물에 넣고 발(뜰채)로 오른쪽, 왼쪽, 앞, 뒤로 흔들어주면서 섬유를 넓게 퍼트려 건집니다. 이 때 발 위에서 물이 흐르는 속도를 조절하며 종이의 질을 고르게 조절합니다. 닥섬유와 닥풀을 수조에 넣고 막대기로 저어 섬유의 엉킴을 풀어준 뒤 풀어져 있는 섬유를 발로 건져내는 것을 수초(手抄)라고 합니다. 이러한 수초법에는 전통기법인 외발뜨기(흘림뜨기)와 개량기법인 쌍발뜨기(가둠뜨기)가 있습니다.




 우리 한지를 만드는 전통적 방식으로 물을 가두어 둘 수 있는 턱이 없는 직사각형의 발의 한 쪽을 줄로 묶어서 공중에 매달고 다른 한 쪽은 손으로 잡고 물통에 담갔다가 빼면서 앞, 뒤, 오른쪽, 왼쪽으로 흔들어 줍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섬유가 여러 방향으로 꼬여 질기고 튼튼한 종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외발뜨기는 다른 말로 ‘흘림뜨기’ 라고도 하며, 외발뜨기로 제조한 종이는 두께가 균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만나게 하여 한 장의 종이를 만들게 되는데요, 섬유가 대각선 방향으로 배열되면서 종횡으로의 강도 차이가 적어짐으로서 쌍발뜨기로 만든 종이에 비해 더욱 질긴 종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쌍발드기는 일본에서 전해진 개량 기법입니다. 그 편리함으로 인해 오늘날 많이 쓰이는 방식으로 물을 가두는 턱이 있기 때문에 물이 발 안에 고여 있다가 섬유만 남기고 천천히 빠져나가게 됩니다. 발에 달린 두 개의 손잡이를 잡고 앞, 뒤로 흔들면서 종이를 뜨기 때문에 강하지는 못하지만 두께가 일정하고 표면이 고른 종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쌍발뜨기는 다른 말로 물을 가두어 종이를 드기 때문에 ‘가둠뜨기’라고도 표현합니다.



 판 위에 종이를 뜬 발을 뒤집어 놓습니다. 이 때 종이 사이에 실이나 노끈을 장마다 끼워 놓아서 나중에 종이를 쉽게 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굴렁대를 굴려 주름이 잡히지 않도록 천천히 발을 들어내 하룻밤 정도 물기를 뺍니다.



 물기를 뺀 종이의 수분을 없애는 과정으로 온돌에 건조시키는 방법, 부벽(부판)에 붙여 건조시키는 방법, 햇볕에 건조시키는 방법 등이 있는데 이는 종이를 어디에 붙여 말리느냐에 따라 그 방법이 정해집니다. 한지의 전통적인 건조법은 습지를 온돌방 방바닥에 펴서 비로 쓸어가면서 말리거나, 아니면 벽에다 붙여서 말리거나 나무판에 붙여서 햇볕 건조를 시켰습니다. 비가 올 때는 장판이나 흙벽에 붙여서 건조시키기도 했는데 현재는 철판에 열을 가해 건조시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철분 오염의 우려가 있고 건조 온도가 높아 빨리 건조되기 때문에 목판건조에 비해 신축률이 떨어지며 수분함량이 낮아져 종이가 딱딱해 집니다.



 건조된 종이를 여러 장 포개어 놓고 두드려 펴주는 과정을 도침이라고 합니다. 이는 보푸라기가 생기는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섬유 사이의 틈이 메워져 종이의 밀도를 높이고 광택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먹이 번지어 퍼지게 하는 발묵의 특성을 좋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디딜방아 모양의 도침기에 덜 마른 한지를 여러 겹 포개놓고 계속해서 두드리면 치밀하고 매끈한 종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침질을 하지 않은 종이의 1/2~1/3정도로 두께가 줄어드는 자연 사이징(Sizing)효과를 얻을 수 있어 먹의 번짐을 조절하기가 쉬워집니다.




 도침 후에 종이에 주름이 생긴 경우 다시 도침을 하거나 다리미로 다림질하여 완전하게 폅니다. 파손된 종이는 골라내고 우수한 종이를 선별하여 용도에 따라 재단을 하거나 염색을 하여 한지의 제작을 마칩니다.

 이미지: 한지 만드는 이야기 최옥자 作, 전주한지박물관


 

 이처럼 한지는 복잡하면서 다양한 과정을 거쳐 정성껏 만들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잠시, 한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재료 3가지에 대해 복습하고 가볼까요 ?




 

 닥나무는 한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재료로써 뽕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되어있으며 섬유질이 가늘고 길고 질긴 특징이 있어 좋은 종이를 만들 수 있는 원료가 됩니다.

 

 닥풀은 황촉규 뿌리의 점액으로 만든 천연접착제로 닥섬유가 엉키지 않게 하여 질긴 종이를 만들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종이를 떠서 공기 중에 내 놓으면 오히려 점착력이 떨어져 떠낸 종이와 종이를 달라붙지 않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잿물은 메밀대, 콩대, 짚을 태운 재를 우려낸 물로써 닥을 삶을 때 변색을 일으키고 내구성을 떨어뜨리는 물질을 제거해 줍니다. 특히 잿물의 알칼리성은 닥나무의 섬유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종이가 강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